학교에 속한 연구소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나의 개인에 국한해서 장점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사실 미국에 와서 첫 1년이 되기도 전에 미국 생활이 나에게 잘 맞는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늦게까지 일하지 않았고 저녁 회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술자리가 전혀 없지요. 특히 가족에 관련된 일을 우선순위에 두었기 때문에 아이들일로는 실험실을 빠지는 것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웠습니다. 미국 드라마에서 보면 애들 학교 이벤트에 아빠 엄마가 다 같이 가서 축하해주는 모습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밴더빌트대학교에서 포닥으로 있을 때는 4시 정도에 퇴근한 후 그 이후 시간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3살, 5살이던 아이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 것은 미국생활에서 얻은 큰 혜택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유펜에서 직장으로써 일하는 환경은 밴더빌트대학교에서의 생활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습니다. 학교라는 시스템이 주는 자유로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젊은 대학원생, 박사후과정들 많아서 그런지 한국과 같은 경직된 분위기는 전혀 없습니다. 다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출근하고 퇴근합니다. 없으면 없는 데로 그러려니 합니다. 어쩔때는 오랫동안 얼굴이 안 보인다 했더니 해외여행을 갔더군요.
어느 정도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것이 나의 생활의 패턴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사무실안이 답답하면 언제든지 노트북을 들고 커피숍으로 갑니다. 사무실에서 2~3시간 할 분량은 조용한 곳에서 1시간 정도면 끝낼 수 있으니 아주 효과적입니다. 이른 퇴근은 가족과의 시간, 그리고 나의 개인적인 시간에 많은 혜택을 줍니다. 저녁에 갈 곳이 없으므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나의 경우는 주 중에 2번, 주말에 한번 검도를 합니다. 한국에서 해 오던 운동인데 미국 와서 계속할지 생각도 못 했지요. 하지만 한국에 있었을 때보다 더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달에 책을 한 2~3권 이상 읽을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시간적인 여유로움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대학원생 때는 연구가 나의 가장 큰 목표이고 이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연구 외에도 나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신앙생활, 가족과의 시간 등 기본적인 것 외에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꾸준히 읽어 나가는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화할 수 없지만 하는 업무 입장에서 분석의뢰자들(대부분 학교 내 교수, 박사후과정, 대학원생)은 대부분 좋은 편입니다. 분석 일자가 늦어지거나 분석과정에서 실수하더라도 크게 화내지 않고 이성적으로 잘 이해해 주는 편입니다. 실험일정에 대해 쪼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우리의 규정을 알려주면 잘 수긍하고 여유를 가집니다. 유사한 업무를 한국에서도 오래 했었는데 가끔 아침에 시료를 보내고 저녁에 결과를 물어오는 분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아마 한국사회에서는 결과를 받고 빨리 다음 연구를 진행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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